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전국에서 4~5월 열릴 예정이었던 봄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가을로 연기되고 있다.
벚꽃으로 유명한 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를 취소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. 축제는 취소했지만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면 몰려들 관광객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. 이에 행사는 행사대로 취소하고 방역, 교통, 노점상 단속 등 행정비용은 행정비용대로 써야 할 상황에 놓였다.
4월 초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도 전면 취소됐다. 봄꽃축제는 2005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영등포구의 대표 축제다. 지난해 개최한 봄꽃축제에는 총 52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.
서울 송파구도 ‘석촌호수 벚꽃축제’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.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석촌호수 산책로 2.54㎞ 구간을 둘러싼 벚꽃나무 1000여 그루가 터트린 벚꽃 장관을 즐기려 지난해엔 500만명이 방문한 대표적인 봄 행사다.
지방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.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‘진해군항제’를 57년 만에 취소한 경남 창원시는 적극적으로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. 지난해 군항제 기간 400만 명이 찾았기 때문에 올해는 적어도 수십만 명이 올 전망이기 때문이다.
충남 공주시도 다음 달 계룡산 동학사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던 벚꽃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. 또 갑사 황매화 축제는 다음 달 말에서 5월 초로, 마곡사 신록 축제는 4월에서 6월로, 계룡산 산신제는 4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.
남원 춘향제 도 잠정 연기됐다. 춘향젱전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지켜본 뒤 4월 초 개최일을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. 제84회 춘향제가 미뤄지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이후 사상 두 번째 연기다.
정읍 벚꽃축제는 4월4일 개막해 8일까지 개최하기로 했으나 취소했다. 또 벚꽃축제 기간과 연계해 진행되는 정읍예술제와 전북 문화원의 날 행사도 취소됐다.